2008년 11월 28일 금요일

그렇게 또_


하니 걷고 있기를
반복하고 있을 때_

멍하니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일을
반복하고 있을 때_

문득
나를 스쳐가는 바람따라
노오란 잎 하나가_

내 주위는
노오란 살갗으로 물들었다_

여전히
그렇게
지나친다 이 날들은_


[ SKY IM-S100 ]

2008년 11월 24일 월요일

아직_



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에
고마워하고_

언젠가는
지금의 이 풍경을 그리워해야할 때가 오겠지_


[ LOMO LC-A+ / Filmscan(CanoScan 8800F) / Reala 100 ]

2008년 10월 21일 화요일

무제_


가 떠오르는 시간
해가 지는 시간_

한 없이 조용해지는 시간_

선택의 시간_

나도 모르는 시간_


[ LOMO LC-A+ / FilmScan (CanoScan 8800F) / Reala 100 ]

2008년 10월 16일 목요일

하늘하늘_


늘하늘_

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습이 꼭
나를 닮았다_

차라리 부러졌다면,
차라리 그랬다면 좋을 것을_

어질어질_

머리만 빙글빙글 돈다_


[ LOMO LC-A+ / Filmscan (CanoScan 8800F) / Reala 100 ]

2008년 10월 15일 수요일

과거 혹은 현재_


  제시대에 지어졌다는 건물이 있는 곳_

  곧 쓰러질것만 같고 없어질것만 같아서 사진을 찍어야겠다고 마음먹기를 몇 번째... 어느날 그냥 갑자기 걷고 싶은 충동에 몇 시간을 걷다가  카메라에 담게됐다_

  저 골목길의 끝에는 교회가 자리잡고 있어서, 교회의 십자가와 함께 카메라에 담고 싶어서 이리저러 움직여봤지만 부족한 사진 실력에 구도도 안나오고 그냥 포기..._

  계단도 없는 저 문을 봤을 땐... 이런저런 생각들... 내 앞이 낭떠러지같은 느낌들... 갑자기 내 앞이 캄캄해지는 광경이 오버랩되서 서글펐다._


[ LOMO LC-A+ / Filmscan (CanoScan 8800F) / Reala 100 ]

2008년 10월 13일 월요일

흥부제와 박_


 원을 대표하는 것으로 판소리로 춘향전, 흥부전, 변강쇠전이 있다. 저번주였나? 남원에서 시민축제(반면, 춘향제는 전국 대표 축제?)의 일환으로 흥부제가 치뤄졌다. 내가 군대 가기전에는 없었으니 흥부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건 얼마 안된것 같다._

 오랜만에 밤바람을 콧구멍에 쐴 겸 테마파크에 갔더니... 한지로 박을 형상화한 등이 장식되어 있었다. 나무에는 진짜 박도 걸어놓고, (으레 그러하듯) 시민들이 한지에 소원을 적어 새끼줄(동아줄? ㅋ)에 매듭지어 놨다_

  등이 참 아름답고 괜찮았는데... 눈꼴신 연인들이 포옥 껴안고 다니는게 눈에 거슬렸다. 케켁... 둘이 달라 붙어있으면 된거지 무신 소원을 또 쓴다고... 그러고 있나... 박에서 도깨비나 나와부러라~~~ ㅋㅋㅋ_

  아~ 제비님~ 저는 다 필요없구요.. 로또 대박! 그거면 충분합니다요~ 로.또.대.박._

  아무것도 안하고 놀 수 있게.. 저 하고픈거 다 하면서 살 수 있게.. 오로지... 로.또.대.박. ㅋㅋㅋ 넝담입니다요.. 쇤네가 무신 소원을 바라겠나이까... 단지... 세계 정복의 꿈을.. 캬캬캬_

2008년 10월 9일 목요일

기억_


서워서 떨리면서도,
아슬아슬 한 층씩 올라가던 기억_

꼭대기 층에 올라
한동안 멍하니 석양에 빠져있던 기억_

손에 베인 시큼한 금속향에 관한 기억_

미로 속을 헤메이고, 뛰어 넘으며,
너를 붙잡으려했던 기억_

부딪힌 아픔에
머리를 감싸던 기억_

웃음 소리에 대한 아득한 기억_

...
..
.

이젠 다시 오지 않을 기억들
다시 사랑하고 싶은 순간들_


[ 니콘 에프팔공일 / 필름스캔(FUJI FDi V4.5) / Reala 100]

2008년 10월 1일 수요일

쉬어갈까?_


잠깐
여기서 쉬어갈까?_
 
한 숨
두 숨
세 숨...
 
옆에서
조용히 소근거리던
그 아이가_
 
그 이야기들이
그 날이_
 
문득 그리워진다_
 
 
- 해질무렵 짙푸르른 가을날에
 
 
[ 니콘 에프팔공일 / 필름스캔(FUJI FDi V4.5) / Reala 100 ]

2008년 9월 29일 월요일

대화_


너와 나
나와 우리_

그리고,
벽_

그는
훼방꾼이 아닌_

그저
그 누군가의 이야기를
그리고 그 누군가의 이야기로_

듣고 있을 뿐이다_

- 어느 카페에서


[ 니콘 에프팔공일 / 필름스캔(FUJI FDi V4.5) / Reala 100 ]

2008년 9월 5일 금요일

무제_


온 몸이 하얗게 말라가는 나무였다_

주위는 절정을 향해 달리는 나무들뿐이다.
유독 그만이 혼자였다_

자신의 죽음으로 시선을 끌려했을까?
그렇다면 실패한거다.
그 모습은 사람들의 관심밖이었으니까_


[ LOMO LC-A+ / 필름스캔 (CanoScan 8800F) / Reala 100 ]

2008년 9월 3일 수요일

기억_


자꾸
지난 기억들
지난 시간들
지난 사람들이 떠오른다_

그리고,
... 짓는다_

지난 봄
지난 여름
지난 가을
지난 겨울
...
..
.

지난 시간에서
채 여물지 않은 미래를 꿈꾸기도 한다_

부질없지만...

자꾸
떠오른다.
날 등떠민다_

조급하게
조급하게_


그리고 또
그 사계절이 돌아온다_


[ LOMO LC-A+ / 필름스캔 (CanoScan 8800F) / Reala 100 ]

2008년 8월 28일 목요일

한걸음_


한 발_

단지 한 발자욱 내딛는게
이렇게 힘이드는 것은_

정상에 오른다는 기쁨을 몰라서가 아니라
내딛는 것 만으로도 두렵기 때문이다_

단지...

그것 뿐이다_


[ LOMO LC-A+ / 필름스캔 (CanoScan 8800F) / Reala 100 ]

2008년 8월 25일 월요일

2008년 8월 19일 화요일

빨래 집게_


여름 내내 뙤약볕 아래서
자기 생명 다해가는 것도 모르고 살더니_

힘없이 내리는 가느다란 빗줄기에도
고마워하며 쉬고 있다_

나는
어떤 시련을 견뎌내고 희생해가고 있으며,
또 어떤 사소함에 고마움을 느끼고 있는가?_

그저
고개만 떨구어낼 뿐_


[ LOMO LC-A+ / 필름스캔 (CanoScan 8800F) / Reala 100 ]

2008년 8월 17일 일요일

터전_


부모님의 삶의 터전이자
내가 태어나고 다시 돌아가고 싶은 곳_

시간이 흐를수록 작아져가는 도시이지만,
다른 사람들의 비웃음속에서도 자꾸만 애착이 가는 곳_

내겐
그 어디보다 아름다운 곳_


[ LOMO LC-A+ / 필름스캔 (CanoScan 8800F) / Reala 100 / Photoshop CS Photomerge ]

2008년 8월 14일 목요일

내 머리 위에는_


하늘을 올려다보니
엄청나게 큰 흰구름이 피어오르고 있었다_

그저
멍하니 한동안 쳐다볼 수 밖에 없는 그런 풍경_

.
.
.


[ LOMO LC-A+ / 필름스캔 (CanoScan 8800F) / Reala 100 ]

2008년 8월 13일 수요일

더 멀리_


작고 여린 통통배는
큰 바다를 품고 있었다_

거친 파도와
가늠할 수 없는 깊이는_

더 멀리 나가고 싶은
그 꿈을 덮을 순 없었다_


[ LOMO LC-A+ / 필름스캔 (CanoScan 8800F) / FUJI Reala 100 ]

2008년 8월 12일 화요일

등대_


존재의 무게_

그것은
'누군가에게 얼마만큼의 구속력을 지니는가?' 에 대한 답이다_


[ LOMO LC-A+ / 필름스캔 (CanoScan 8800F) / FUJI Reala 100 ]

2008년 7월 8일 화요일

흔적_


흔적이라는 것...

나는...
그 어느 누구에게도 '나' 라는 흔적이 남지 않길 바란다_

물에 묽어지듯...
그렇게 흩어졌으면 좋겠다_


[ 캐논 익서스 칠오 ]

2008년 6월 24일 화요일

적막한 끌림_


촉촉한 밤이슬이
차지한 텅빈 공간_

외로움이
외로움을 불러내듯_

그 적막함이
나를 자꾸 이끌어낸다_


[ 니콘 에프팔공일 / 필름스캔 (FUJI FDi V4.5) ]

2008년 6월 22일 일요일

잿빛 시간_


너무나
익숙해져버린 시간들_

그 시간은
잿빛 흔적으로 남아

흐른다_



[ 니콘 에프팔공일 / 필름스캔 (FUJI FDi V4.5) ]

2008년 6월 15일 일요일

보랏빛 행복_


 '보라색' 이 가진 의미는...
불안정, 불행, 죽음, 숭고, 천사, 냉철, 천사의 사랑, 신비, 우아, 위엄_

'신의 색' 이라 하여, 영적인 것을 나타내며 마음 깊은 곳의 억압된 감정과 연관성이 있다_


 보랏빛 행복_

이처럼...
아이러니하면서, 잘 어울릴 말이 있을까?_


[ 니콘 에프팔공일 / 필름스캔 (FUJI FDi V4.5) ]

2008년 6월 7일 토요일

맑은날_


한 여름에
봄과 가을이 시샘할
맑은 날이란 없다_

한 여름에
그 뜨거운 열기를 가리고져
높디 높은 구름이 만들어진다_

한 여름에
모든 것이 녹아 사라질즈음에
소낙비가 내려 적신다_

한 여름에
봄과 가을의 하늘을 볼 수 없는 이유다_

.
.

견디지 못할 것은 없다
늘 시련은 아물기 마련이다_


[ SKY IM-S100 ]

2008년 5월 30일 금요일

흐린날_


잔뜩 찌푸린 하늘...

자신은 가야할 길을 안다면서,
어디론가 향해 뻗어있는 전기줄들_

흐린날에
나만 그렇게 맴돌고 있나보다_


[ 니콘 에프팔공일 / 필름스캔( FDi FUJI V4.5) ]

2008년 5월 23일 금요일

청개구리_


작년에 종종 보였던
그래서 뿌듯했던
청개구리가_

올해는 우리집에 오는 길을 잃었나보다_

뭐가 달라졌던걸까?_

.
.
.


[ 니콘 에프팔공일 / 필름스캔(FUJI FDi V4.5) ]

2008년 5월 21일 수요일

소리(聲)_


맥주 한 병을
손에 쥔 채_

하늘을 향해...
세상을 향해..._

나는
고래고래 소리만 질러댔다_

어느 누구도
들을 수 없다는 것...
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..._

되돌아 오는 것은
결국 나를 향한 절규였다_


[ SKY IM-S100 ]

2008년 5월 19일 월요일

부서진 햇살_


눈이 부셔서...
제대로 볼 수 없기에_

햇살을 부서뜨렸다_

그러나,
햇살은 여전히 눈이 부셨다_


[ 니콘 에프팔공일 / 필름스캔(FUJI FDi v4.5) ]

2008년 5월 1일 목요일

2008년 제 78회 춘향제 불꽃놀이_


  올해로 78회째 남원 춘향제 <러브스토리 페스티발> 이라는 주제 아래 힘차게 출발했다. 일제시대때부터 시작됐다고하니.. 국내 축제 중에서는 역사가 꾀 깊은 축제라고 말할 수 있을것 같다.

  올해부터는 예전 춘향제의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, 관광객 및 남원 시민들에게 보여줄 다양한 공연과 체험거리를 준비한것 같아서 큰 기대를 갖게한다. 특히, 매주 주말 <사랑의 광장>에서 펼쳐졌던 양질의 국악 공연으로 비추어볼 때, 이번에 준비된 공연 프로그램들은 어느때보다도 흥미롭고 기대된다.

  자꾸 입지가 좁아지는 남원 및 춘향제로서는... 이번 제78회 축제로 새로운 도약을 꿈꾼다고 말할 수 있을것 같다. 꼭,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.


http://www.chunhyang.org/ - 춘향제 공식 홈페이지
http://www.chunhyang.or.kr/ - 남원 전통 문화 체험관
http://www.chunhyang.org/festival/bbs/board.php?bo_table=sub2_1&wr_id=1 - 제78회 춘향제 행사일정

2008년 4월 28일 월요일

저너머로_


암흑 속에서
저 너머 들어오는 빛은_

오랫동안 가두어진
내 몸둥아리를 녹이고 있다_

나는...
태양을 향해 날아올라
추락하는 이카루스[footnote]이카루스 신화 원문의 번역
이카루스 신화가 갖는 의미 1
이카루스 신화가 갖는 의미 2[/footnote]가 되고 있었다_


[ 니콘 에프팔공일 / 필름스캔(FUJI FDi V4.5) ]


2008년 4월 25일 금요일

이유_


무거운 콘크리트를 밀어내고
이 세상으로 나가야할...

그런 이유가
내겐 있을까?_


[ 캐논 익서스 칠오 ]

2008년 4월 22일 화요일

함께 걷고 싶었던 길_


함께 걷고 싶었던 그곳이었는데...
꼭 보여주고 싶었던 그길이었은데...
그 푸르른 햇살을 함께 바라보고 싶던 날이었는데...

홀로 걸을 수 밖에 없었다_


[ 캐논 익서스 칠오 ]

2008년 4월 18일 금요일

비바람_


거센 비바람에
흔들리는 빗방울이_

마치
흔들리는 마음에
겉잡을 수 없이 휘둘리는
내 모습처럼..._


[ 캐논 익서스 칠오 ]

2008년 4월 12일 토요일

2008년 4월 11일 금요일

어디쯤_


내 삶의 방향을
마음가는 대로 조절할 수 있다면_

몇가지 버튼만으로
넘어설 수 있다면_

지금 나는
어디쯤 가고 있을까?_


[ 니콘 에프팔공일 / 필름스캔 (FUJI FDi V4.5) ]

2008년 4월 7일 월요일

그날_


하늘도...
나도...

울지못해
슬픈...

그날_


[ 니콘 에프팔공일 / 필름스캔 (FUJI FDi V4.5) ]

2008년 4월 5일 토요일

추억의 기록_


잊었다고...
잊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_

시간이 지날수록
오래된 추억은 나를 흔든다_

지워지지않는
상처의 흔적으로 내 몸에 기록된다_


[ 니콘 에프팔공일 / 필름스캔 (FUJI FDi V4.5) / Edit by LightZone ]

2008년 4월 2일 수요일

불놀이_


그 뜨거움으로
나를 날려보낸다_

저 하늘
티끌같은 불똥으로
나를 수놓는다_

그렇게
나를 버린다_


[ 캐논 익서스 칠오 ]

2008년 3월 31일 월요일

시선(視線)_


가끔은_

또렷하게 바라보는 것보다
초점 잃은 시선(視線)이
더 아름다울 때가 있다_[footnote]세상, 사람, 사랑, 사물... 무엇이 대상이 되더라도...[/footnote]


[ 니콘 에프팔공일 / 필름스캔(FUJI FDi V4.5) ]


2008년 3월 29일 토요일

행운과 행복의 차이_


뜨겁게 타오르는 열정에,
자리잡은 것은_

'행운' 이 아닌 '행복' 이었다_

내 열정에 대한 작은 보답...


[ 캐논 익서스 칠오 / Edit by LightZone ]

그만_


이제..
그만 허우적대는거다_


[ 캐논 익서스 칠오 / Edit by LightZone ]

2008년 3월 28일 금요일

붙잡다_


붙잡으려 했는데...

남아있는 건
흔적뿐..._


[ 니콘 에프팔공일 / 필름스캔(FUJI FDi V4.5) / Edit by LightZone ]

2008년 3월 27일 목요일

과거 그리고 현재_


내가 과거라는 시간을
거슬러 오르고 있을 때_

현재라는 시간은
어느새

봄을 가르키고 있었다_


[ 캐논 익서스 칠오 / Edit by LightZone ]

2008년 3월 26일 수요일

그 또는 그녀_


그 누구에게
희망이 되기 위해서_

그 누구의
희생이 필요했다_


[ 캐논 익서스 칠오 ]

2008년 3월 25일 화요일

어느 여행_

<위 사진들을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.>

그날...
갑갑한 마음에
무작정 새벽 기차를 타고 간 곳은 여수였다_

기차 안에서 잠을 청하려 할수록 정신은 또렷해지고,
수많은 생각들만 차창 넘어로 정신없이 내달릴 뿐이었다_

...

기차가 채 멈추기도 전에 사람들은 부지런을 떨었다.
플랫폼에 발을 내딪을 즈음엔
나는 이미 저들사이에 이방인이 되어버렸다_

새벽 4시 30분...
여수역 형광등 빛만이 유일한 광장에...
날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
하룻밤 쾌락으로 유혹하는 여인숙 아주머니였다_

그녀에게 다가가
난 '향일암' 가는 길을 물었다.
잔혹한 코미디였다_

'저 사람들을 따라가!' 라는 칼같은 음성이
새벽 공기를 찢어냈다.
그녀의 작은 욕설이 내 뒷통수에 꽂힌다_

...

구불구불 산길을 오르는 버스안에서
난 쓸데없는 자존심을 세우고 있었다_

'휘둘리지않는다... 절대...'
미처 자세를 잡지못한채
내 체중을 견뎌내던 다리에 경련이 일었다.
얼굴에 실소(失笑)가 흘러내렸다.
쓸데없는 자존심이었다_

...

향일암을 오르기 위해 두 갈래의 길이 있었다.
계단을 오르는 길과 마을을 돌아서 가는 길...
난 여기서도 자존심을 세웠다_

빛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계단을 택했다.
두려움과 용기가 뒤섞인다.
깜깜한 암흑을 청각 하나만을 의지해 오르고 걸었다.
길은 오르는 것만 있는게 아니었다.
갑자기 푹 꺼지는 계단에서 난 구르고 말았다_

입에서 욕이 나오려다 만다.
바보같은 꼴이다_

...

향일암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.
새벽 6시 가까이 된 시각이다.
어디선가 일출시간이 7시 15분이라는 소리가 들린다_

연인들.. 친구들.. 가족들이 추위를 피해 서로 엉켜있었다.
일출을 보는 가장 좋은 자리를 잡고선 움직이지 않고 서있었다.
자리를 양보하지 않겠다는 미련한 자존심이 솟는다.
손가락과 발가락에 감각이 사라진다_

...

해가 뜨기 시작한다.
어느새 난 뒤로 밀려나있었다.
내 앞에는
서로의 믿음을 확인하는 연인과
희망을 찾아나선 우정과
건강을 기원하는 가족이 있었다_

...

정작 나는 일출 앞에서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.
무감각이었다.
'왜 이러고 있지?' 라는 질문만 머릿속을 헤집고 있을 뿐_

...

해가 떠오르는 것을 보자마자
난 향일암을 빠른 걸음으로 내려왔다.
이번에는 내가 많은 사람들을 두고 내려왔건만...
결국 이방인이 되어버린건 '나' 였다_

아무것도 아닌...
텅빈 여행이 되어버렸다_


[ 캐논 익서스 칠오 / PhotoMerge by Photoshop CS2 ]
[ 캐논 익서스 칠오 ]